세상에서 지하철이 가장 외로워.
손잡이에 매달린 손들은 서로 스치지만, 누구도 서로를 붙잡지 않는다.문이 열릴 때마다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나가지만, 그 흐름 속엔 이름도 얼굴도 남지 않는다.이어폰 너머로 흘러가는 음악처럼, 사람들은 각자의 세계에 잠겨 있다.눈은 마주치지 않고, 시선은 늘 바닥이나 창밖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다.같은 시간, 같은 노선, 같은 칸.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지만, 그 익숙함이 오히려 서로를 지운다.수많은 사람이 함께 있지만,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채 흘러간다.가장 붐비는 공간이, 가장 고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다.그래서 지하철은, 사람들로 가득 차 있을수록 더 비어 있는 곳이다.
2026. 4. 16.